
아이를 낳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예요. 하루가 얼마나 짧고 소중한지 그리고 일하는 것이 육아보다 쉽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하지만 아기가 태어난 후 제 삶은 180도 달라졌어요. 하루 24시간이 모두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고,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그 순간까지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매일 새롭게 배우고 있어요.
사랑스러운 우리 아기 노아는 이제 12개월을 앞두고 있어요.그 작은 신생아를 집에 데려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그 아이는 무럭 무럭 성장해 눈빛으로 말하고, 손으로 표현하고, 표정으로 그리고 몇 단어들로 자신의 감정을 보여주는 아이가 되었어요. 노아와 함께 보내는 하루는 반복되는 것 같지만,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매일 성장하며 특별한 첫 순간들로 채워지고 있어요. 그만큼 엄마의 체력은 바닥을 찍는 순간도 있고, 남편이 출근하고 오로지 독박육아를 할때면 힘든 순간들도 있지만 이 시간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을 잘 알기에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요즘 하루 루틴을 기록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시간이 흐른 후 이 기록들을 다시 보면, 아마도 제 인생에서 가장 따뜻하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 노아의 11개월 시기! 엄마의 현실 루틴을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오전 6:30 – 매번 달라지는 기상 시간
노아는 보통 새벽 6시에서 6시30분에 눈을 떠요. 저는 처음부터 수면교육 그리고 분리수면을 하지 않았어요. 아이가 원하는대로 자연스럽게 배우고 터득해 나가길 원해요. 점점 자라나면 어차피 분리수면을 할텐데… 지금은 더 많이 사랑해주고 함께 있고 싶었어요. 아이는 새벽 기상 후 저에게 와서 맘마라고 단어를 말해요. 그럼 저희 부부는 아이에게 첫 수유 (200ml)를 해요. 수유로 하루를 시작한 후에는 노아는 다시 살짝 잠이 들곤 해요. 아이가 다시 자는 1~2시간이 저에게는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에요. 조용히 옆에 누워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가끔은 살짝 눈을 붙이기도 해요.
오전 9:00 – 본격 기상 & 웃음 가득한 아침
노아는 9시나 9시 30분쯤 다시 기상해요. 눈을 뜨자마자 방긋 웃으며 손을 뻗는 모습은 피곤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릴 정도로 사랑스러워요. 기저귀를 갈고 세수 시킨 후에는 아침식사를 준비합니다.
오전 10:00 – 아침식사 (바나나 오트밀 + 과일)
노아의 아침 식사는 주로 바나나 오트밀 포리지와 계절 과일 위주로 간단히 주는 편이예요. 오트밀 15 g, 물 60ml 그리고 바나나를 넣어서 전자렌지에 1분 30초 돌려 줘요. 바나나를 넣어 줄때도 있고, 단호박 큐브 또는 고구마 등 다양하게 구성해 주는 편이예요. 그리고 제철 과일은 손가락으로 집어 먹을 수 있게 잘라서 줍니다. 노아가 요즘 자주 먹는 과일은 블루베리, 망고, 오렌지예요. 아이가 먹는 모습만 봐도 하루치 힐링을 얻어요. 아이의 아침 식사가 끝나면 저도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습니다.
오전 11:00 – 놀이시간
식사 후에는 장난감 정리함을 풀고 본격적인 놀이 시간이에요. 책 읽어주기, 공 넣기, 거울 놀이, 음악 시간, 체육 시간, 미술 시간, 촉감 놀이 등 매일 다양하게 놀아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 노아가 걷진 않지만 잡고 일어서고, 기어 다니며 온 집안을 누벼요. 이때 저는 노아와 눈을 맞추며 최대한 같이 놀아주려고 해요. 아이가 까르르 웃을때 마다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몰라요.
오후 1:00 – 낮잠 시간
오전 활동이 끝나고 나면 노아는 보통 1시쯤에 낮잠에 들어요. 요즘에는 대체로 1시간 정도 자고, 운 좋으면 1시간 반까지도 자는 것 같아요. 이 시간에는 저는 밀린 설거지도 하고 1층 거실도 치우고 제가 좋아하는 커피 타임도 가져요. 이 시간이 저에게는 자유 시간이예요.
오후 2:00 – 점심식사 & 산책 나가기
2시쯤에 일어나는 노아는 보통 부드러운 파스타나 야채가 들어간 한식 위주의 점심을 먹어요. 두부조림, 계란말이, 주먹밥 등등 매일 새로운 메뉴를 해주고 싶은데 생각해 보면 매일 같은 재료들 같아요. 요즘에는 자기가 스스로 먹으려고 해서 숟가락 연습도 하고 있어요. 흘리고 떨어트리고 하지만 저는 계속 칭찬해 주고 있어요. 아직 노아가 익숙하지 않으니깐 엄마가 도와줄게! 하면서요. 식사 후에는 유모차에 태우고 집 바로 앞에 있는 호수+비치+놀이터로 산책을 나가요. 햇살을 받으며 걸으면 노아도 좋아하고 저도 기분이 좋아요. 사실 나오기까지 내적갈등을 많이해요. 하지만 요즘같이 좋은 날씨에는 자주 나가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이제는 진짜 살도 빼야 하는 이유기도 해요.
오후 4:00 – 놀이시간
산책 후에는 집에서 한 번 더 놀이 시간을 가져요. 블록 맞추기, 책 넘기기, 촉감놀이 등.요즘에는 아이가 얼음 만지는 놀이에 푹 빠져서 산책하고 돌아오면 얼음을 직접 만져보고 까르르 웃고 즐기는 시간을 가져요. 이 시간에는 반쯤 놀고 반쯤은 엄마 휴식이 혼합된 자유 시간이에요.
오후 6:00 – 저녁식사
저녁 6시에서 6시30분에는 무조건 소고기가 들어간 반찬으로 준비해요. 저희 노아는 매일 소고기를 25g씩 먹이고 있어요. 소고기 뭇국을 끓일때도 있고 소고기 가지 덮밥, 소고기 두부 스테이크 등 소고기 25g은 절대 빠지지 않는 노아의 저녁 재료예요. 남편의 퇴근 후 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한 후 남편에게 육아 바톤터치를 해요.
오후 8:30 – 수면 루틴 & 꿈나라로
식사 후 노아는 사랑하는 아빠와 짧은 놀이 시간을 가져요. 그리 8시 30분쯤 남편이 조용히 재우기 모드에 들어가요. 요즘에는 늦은 오후에 낮잠을 안자기 때문에 노아는 8시30~9시사이에 침대에 눕히면 스스로 잠이 들어요. 노아가 잠든 후에야 비로소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엄마의 시간이 시작돼요.
11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하루는 길고, 정신없고, 때로는 버거워요. 하지만 그 안에 웃음이 있고, 사랑이 있고, 매일이 기적처럼 특별해요. 지금 이 순간을 버겁다고만 느끼지 않고 기록하고, 되새기고, 또 감사하게 기억하고 싶어요.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오로지 우리 아이에게 집중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한국에서는 12개월이 되면 분유도 끊어야 한다고 하고 분리 수면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아이에게 시간을 주고 싶어요. 저희 노아도 그전까지는 늘 새벽에 깨고 새벽 수유도 해야했고 낮잠도 짧게 자는 아이였어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 어느 순간부터는 저녁 수유도 새벽수유도 안하고 푹 잘잤어요. 때로는 기다림의 시간이 지치겠지만 오늘도 모든 엄마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내일도 우리 함께 화이팅해요 🙂
Before becoming a mom, I never imagined how intense and beautiful each day could be. My baby Noah, now 11 months old, has completely changed my world. We start our mornings early with a quiet feeding, then spend the day playing, eating, napping, and going for walks by the lake. Every little routine, from messy meals to bedtime snuggles, is a moment I want to remember. Some days are exhausting, especially when I’m alone, but this season of motherhood is the most precious time of my life. I’m learning to slow down, follow Noah’s pace, and cherish even the tiniest prog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