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개월 돌발진, 갑자기 열 없이 시작될 수도 있어요!
오늘은 노아가 태어나고 첫 캐나다 응급실 후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어제 아침에 노아 목을 봤는데 모기가 물렸나 아님 벌레가 물린 듯한 빨간 반점이 있었어요. 아이가 평소처럼 잘 놀고 열도 안 났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그러다 기저귀를 가는데 아이 배와 등에 울긋불긋한 발진이 많이 생겨서 깜짝 놀랐어요. 마침 남편이 쉬는 날이여서 다행이였죠. 체온계로 열도 재보고 아이의 다른 신체에도 발진이 있는지 체크해 봤는데 괜찮았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돌 전후에 나타나는 돌발진? 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캐나다 의료 시스템을 워낙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경과를 지켜보자고 남편과 얘기했죠. 좀 더 지켜볼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의 컨디션이 너무 좋았고 잠도 잘 자고, 밥도 아주 잘 먹고 열도 안 났기 때문이예요.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오늘 아침에 남편이 노아 몸에 발진이 좀 더 퍼진거 같다고 응급실에 한번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며 저를 깨우기 시작했어요. 그제서야 제 머릿속은 걱정이 순식간에 뒤엉켰습니다.
1. 아이가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처음엔 그냥 지켜볼까 했지만, 아이가 어리고 단순 돌발진이 아니고 알레르기는 아니였는지 하는 불안감이 더 커지기 시작했어요. 캐나다에서 아이가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우선 패밀리 닥터가 있으면 패밀리 닥터를 보는게 좋아요. 사실 저희 가족도 패밀리 닥터가 있었지만, 이렇게 눈에 보이는 응급 상황 일 시에는 응급실(ER)로 가는게 제일 빠르고 좋은 방법 같아요. 저희 패밀리 닥터도 응급 상황이 있으면 여기로 오지 말고 응급실로 가라고 매번 말해주더라고요. 패밀리 닥터가 없을 시에는 집에서 가까운 Walk-in Clinic으로 가시는 걸 추천 해드려요.
2. 캐나다 응급실 후기
저는 아이가 12개월 이였기 때문에 어린이 응급실로 갔어요. 다행히 평일 오전 시간대 여서 대기가 많지 않았어요. 우선 간단한 증상과 헬스카드를 주고 접수를 했어요. 그 다음에는 트리아지 간호사의 1차 체크를 했고, 의사를 기다렸죠. 트리아지(Triage)는 환자의 응급도를 분류하는 과정을 말해요. 저도 오늘 처음 알았어요.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들을 먼저 치료해야 할 사람과 조금 기다려도 되는 사람들로 분류하는 거라고 해요. 집에서 출발 할 때는 대기 시간이 꽤 길어 질 수 있다고 걱정해서 아이 간식 그리고 장난감 등 여러가지 물건들을 챙겨서 갔는데 예상보다 일찍 진료를 보고 돌아 올 수 있었어요. 대기부터 의사 진료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물론 지역과 상황에 따라 다 다를 수가 있어요.)
노아의 상태를 본 의료진은 발진의 위치와 노아의 컨디션 그리고 먹는 양 등을 꼼꼼히 체크했어요. 그리고 혹시 데이케어에 다니냐고도 물어보고 수족구가 아닌지도 체크해 주셨죠. 다행히 의사 선생님은 열이 동반 되지 않고 아기가 평소처럼 잘 놀고 먹으면 괜찮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이가 가려워 하고 붓고 열이 나고 축 쳐지면 다시 응급실에 오라고 하셨죠. 이렇게 5-10분도 채 안되서 끝이 났어요. 의사의 말에 안도감이 밀려왔지만 응급실에 오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별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예를 들면 혹시 내가 뭘 잘못 먹였나? 더 빨리 병원에 왔어야 했나? 하는 걱정이요. 엄마가 된 이후로는 아이가 늘 건강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캐나다 의료 시스템은 한국처럼 빠르고 편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의료진은 친절하고 아이 중심으로 차분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진료하죠. 그리고 정말 응급 상황 일 때는 빠르고 신속하게 진료해 주시는 것 같아요. 이건 제가 캐나다에서 출산 할 때 느꼈던 감정과 생각이예요.
3.혹시 아이가 아프고 걱정 이시라면?
주저 없이 응급실에 가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제가 캐나다에서 출산하고, 이번에 노아가 아프면서 응급실에 다녀오며 느낀 점은 캐나다 의료 시스템이 느리고, 한국보다는 빠르진 않더라도 그 안에서 아이를 진심으로 살피는 의료진의 따뜻한 태도와 부모의 불안을 존중하는 시스템이 있다는 거예요. 무엇보다도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엄마예요. 아이의 이상 신호에 대해 그냥 넘기기 보다는 의료진의 체크가 필요하다면 확인 해보는 것이 엄마의 직감이고 제일 중요해요. 요즘 한국에서도 응급실 가는 게 정말 힘들다고 들었는데, 캐나다 응급실! 저는 생각보다 너 좋았어요.
I found red rashes on my baby’s body, but he had no fever and seemed fine. We waited a day, but the rash spread, so we went to the ER. Thankfully, it wasn’t serious, just a viral rash. The doctor reassured us and said no treatment was needed. Canada’s ER system can be slow, but the staff were kind and thorough. This reminded me: a mom’s instinct matters. If you’re unsure, it’s always okay to get it checked out.
아이가 아플 때 정말 엄마는 더 속이 타잖아요~ 캐나다 의료가 무상이라 걱정했는데, 의료진의 따뜻한 태도와 부모의 불안을 존중하는 시스템이라니 그것이야말로 제2의 의료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어요? 아이의 건강을 기도하며 다음소식도 기대할게요~^^*